처음 회사에 입사하였을 때 OO씨 이것 좀 해주세요, OO씨 그것 다 마치면 여기 와주세요 등 흔히 잡일? 일라고 칭할 수 있는 요청이 많았습니다. 아주 오래전부터 저는 그러한 이러한 것들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여왔고 별 불만 없이 그들의 요청을 마다하지 않았었습니다. 물론 아주 쉽게 요청할 때 또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 제게 말을 하면 반감이 생기곤 하였지만 겉으로 티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. 대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제가 더이상 그러한 잡일들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온 요즘에도 저는 사회 초년생이 해도 되는 일들을 제가 스스로 하곤 합니다. 아마 몸에 베어서 그럴수도 있고 제가 그것을 행하는 것에 있어 별 불편함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.
생각하기 나름이지만 회사생활하면서 해야할 것이 있고,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있는데 오늘 주제가 기본에 충실하자는 내용이므로 조금은 불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. 기본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신 적 있는지요? 기본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[사물이나 현상, 이론, 시설 따위를 이루는 바탕]을 의미하는데 사실 기본이라는 의미는 어떠한 문화나 관습에 의해 굳어진 것이 일반화되는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. 한편 그래서 이런 기본는 단어는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합니다.
제가 회사에서 지키는 여러가지 기본 중 가장 중요한 기본은 작은 것부터 열심히 하자입니다. 무슨 소용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제 일화를 소개해보겠습니다. 최근 저의 팀장님께서 저와 거의 비슷한 일화를 소개해주셔서 매우 놀랐던 내용이기도 합니다. 대학원생때 정부과제를 수행하면서 수없이 많은 회의준비를 하였습니다. 정부과제를 하기 위해서는 타 대학, 정부기관, 컨설팅기관등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여러번에 걸쳐 대면회의를 하였어야 했습니다. 그때는 코로나가 오기 전이였으며 당연히 화상회의는 생각도 못할 시기였습니다. 그리고 그 회의를 위해 수없이 많은 자료들을 복사했었는데 저는 그 자료들을 뽑고 오와 열을 맞추어 정리하고, 넘기기 가장 수월한 위치에 스테플러를 찍어가며 어떻게하면 사람들의 손이 긁히지 않게 할 수 있을지, 종이를 넘기다 찢어지지 않을지 등을 고민했었던 것 같습니다. 물론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자료는 회의가 끝나면 낙서장이 되거나, 구겨져 휴지통에 들어가기 부지기수였지만요.
그러던 어느날 회의가 마무리되고 회의석상 뒷정리를 하는 제게 정부사람이 ‘자료를 매번 깔끔하게 준비해주셔서 감사합니다.’ 라고 한마디 해주었습니다. 그 뒤로 저는 그 흔하디 흔한 잡무에 더더욱 노력을 하였습니다. 그 작은 일이 누군가에겐 감사할 수 있음을 깨달은 날이였기 때문입니다. 이후 기본에 충실하기는 본 업을 잘 못하는 제게는 나름의 무기가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주어지는 일들의 무게가 점점 늘어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.
그래서 내게 주어지는 일의 중요도나 크기를 따지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.
동료들이, 이해관계자들이 본인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날이 오기 마련인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. 바다를 본 사람은 강을 보고 바다라 하지 않습니다. 바다에 한번 놀러가서 구경해보세요.
저는 그 말을 항상 가슴속에 지니고 살아갑니다. 기본에 충실하기. 오늘의 직장인 꿀팁이였고 비단 직장인만의 꿀팁은 아닐 겁니다.
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끝나가고 있습니다. 남은 12월 마무리 잘 하시고, 새로운 24년을 위해 응원하겠습니다. 한해간 수고많으셨습니다.
